서 론
소아전문소생술(Pediatric Advanced Life Support, 이하 PALS)은 영∙유아, 소아 및 청소년이 여러 가지 이유로 응급 처치가 필요한 상황에 처하였을 때 생명을 구할수 있는 기본적인 필수 술기이다[1]. 우리나라의 응급의료체계가 과거에 비하여 괄목할 만한 발전을 하고 있지만 아직도 성인 대상을 위주로 편성 및 운영하고 있다. 따라서 소아청소년을 위한 배려는 매우 아쉬운 실정이다. 다시 말하면 아직도 경제적인 국가의 성장(국민총생산 기준)에 근접할 만한 응급 의료 및 재난 대처 능력은 갖추지 못하고 있다. 일례로 최근에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초대형 해양 조난사고를 보더라도 전체적인 시스템 자체가 흔들린 상황을 모든 국민들이 생생히 두 눈으로 확인하였다. 우리나라는 1970년부터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국가는 경제적인 성장을 최우선 과제로 정하였다. 따라서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정부의 모든 기관을 운영하였고 국민들도 나라의 발전을 위하여 헌신적으로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였다. 그리하여 한국전쟁 후 60여년 만에 목표를 달성하였고 일부 분야는 초과 달성을 계속하고 있다. 그러나 앞만 보고 너무 빨리 전진하였기에 중간 중간에 뒤를 돌아다볼 여유가 없었다. 즉, 이미 지나온 길을 탄탄히 다져서 장마와 태풍과 같은 자연 재해로부터 유실되지 않도록 하고, 또한 천천히 전진하고 안전사고에 대비하여 후손들이 편하게 따라올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지 못하였다. 바로 ‘안전불감증’이 문제다. 응급의료정책을 비롯한 사회의 모든분야에서 이로 인하여 안전사고가 비일비재하게 발생하여 왔다는 사실을 부인할 사람은 아마 없을 것으로 사료된다. 저자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기본(Base, Standard, Field Manual etc.)인데 이 기본을 쌓는 첫 걸음이 바로원칙에 따라, 많은 연습을 통하여 숙달된 술기가 몸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과정을 꾸준히 정기적으로 습득하면 언제 어디서 어떤 형태의 돌발적인 응급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전혀 당황하지 않고 바로 현장에서 신속하고 정확하게 효과적으로 대처하여 상황을 종료할 수 있다, 따라서 PALS는 모든 대학병원의 소아청소년과에서 최소 4주에 1번은 팀워크를 다지는 연습을 필수 과정으로 정하고 유능한 PALS 강사를 중심으로 시행하여야 할 것이다. 한 사람의 어린 생명이라도 헛되이 잃지 않기 위하여 우리는 대한심폐소생협회의 슬로건을 가슴 깊이 명심하여야 할 것이다. ‘나 하나로 또 하나의 생명을’
소아전문소생술 제공자 교육과정(PALS Provider Course)의 탄생 배경
성인과 달리 소아는 연령에 따라 신생아기부터 청소년기까지 6단계로 분류되어 있고 그 시기마다 각각 조금씩 다른 특성을 나타낸다. 따라서 성인처럼 나이와 관계없는 획일화된 표준화(standardization)가 어렵고 시기별로 특성화된 수기(maneuver), 처치(procedure), 관리(management), 치료(care) 등을 하여야 한다. 이러한 이유로 미국심장협회(American Heart Association, 이하 AHA)는 1988년부터 소아전문소생술 제공자 교육을 마련하여 차별화된 교육을 실시하게 되었다[2]. 그리고 같은 해부터는 미국소아과학회(American Academy of Pediatrics, 이하 AAP)와 함께 매 5년마다 새로운 소아전문소생술 제공자 교육용 매뉴얼을 제작하고 교육 과정도 다소 변경 또는 보완하여 실시하고 있다[3].
소아전문소생술 제공자 교육과정의 목표
의료제공자(health care provider)가 전문소생술을 이용하여 기본 처치를 시작하고 주도하도록 하는 것이다. 또한 병원 안에서 그리고 병원 밖에서 발생하는 응급상황에 안정적이고 능동적으로 대처하도록 교육시킨다. 이 교육과정을 통하여 의료제공자는 곤경(호흡 이상, 순환 이상 또는 심정지)에 처한 영아, 소아(또는 청소년)를 정확히 평가하고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처치하는 기술을 습득하고 숙련하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 과정 중에 의료제공자는 다수의 모의 핵심 증례(simulated core cases)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된다. 이 과정은 중요한 개념을 강조하게 되는데 5개의 항목으로 나누어진다[4].
소아전문소생술 제공자 교육과정의 중요 핵심교육 항목
1. 기본소생술(BLS) 수행능력 평가
기본소생술(Basic Life Support, 이하 BLS) 능력 시험으로 소아전문소생술 제공자 교육과정의 제일 기본이자 가장 중요한 핵심과정이다. 기본소생술 교육 [심폐소생술교육+자동 제세동기 사용법]을 따로 하지 않기 때문에 사전에 의료제공자를 위한 기본소생술(BLS Course for Healthcare Provider) 교육을 미리 이수하여야 이 과정을 수행할 수 있다. 과정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2. 술기 교육과정
이론 교육 후에 실습을 통하여 실기를 연마하는 과정으로 각각 다른 3가지로 나누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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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호흡 응급상황의 관리
산소전달체계와 기도보조장치를 이해하고 다음의 실습을 통하여 기도 처치 능력을 함양한다. -
2) 리듬장애/전기치료
심전도의 리듬을 식별하는 능력을 함양하고 심장모니터와 다양한 제세동기의 조작법을 숙달되도록 연습한다. -
3) 혈관 통로
골강 내(intraosseous) 접근에 의한 수액의 주입통로를 확립하는 실습을 하여 말초혈관의 확보가 어려운 경우에 대비하는 연습을 한다.(1) 골강내 주사의 삽입
(2) 골수공간내 바늘 진입을 확인하는 법
(3) 정맥내, 골강내 덩이주사법(bolus injection)
(4) 정확한 약물 용량의 계산을 위한 색상, 길이 기반의 소생 테이프(1985년에 응급의학과 의사인 James Broselow가 발명한 응급처치용 테이프)를 사용하여 체중에 합당한 약물의 용량을 계산하는 학습을 한다[5].
5. 필기 평가
모든 교육 및 실습 과정과 실습 시험을 통과한 후 최종적으로 실시하는 필기시험이다. 이 시험을 통하여 전 과정을 제대로 이해하고 지식을 효과적으로 자기 것으로 소화하였는지 알아보게 된다. 그러나, 문제는 시험이 영어로 기술되어 있어서 교육은 제대로 받았지만 시험지의 문항을 잘못 이해하여 시험을 통과(84% 이상 득점)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향후 한글로 표기된 시험문제로 완벽하게 번역을 하여야 선의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수 년 내에 한글로 표기된 시험문항이 소아전문소생술위원회에서 개발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소아전문소생술 제공자 교육과정이 소아∙청소년을 진료하는 의료진에게 필수불가결한 이유
소아∙청소년을 진료하는 의료진은 다양하다. 즉, 소아청소년과와 응급의학과를 필두로 거의 모든 임상과가 해당된다. 특히, 소아중환자실 또는 성인중환자실 근무자의 경우 반드시 이 과정을 이수하여야 한다. 소아전용응급실에 근무하는 전문의, 전공의 및 간호사는 물론이고 소아병원의 병동이나 소아청소년과 병동에 근무하는 전공의와 간호사도 필수로 이수하여야 할 과정이다. 제일 중요한 교육의 대상은 신규 전공의와 신규 간호사이다. 그 이유는 임상에 첫 발을 내딛는 시기이고 가장 교육에 깊이 몰입할수 있으며 교육의 효과가 만족스럽기 때문이다. 소아전문소생술 제공자 교육 과정은 총 2일간 이루어지며 상세한 교육 과정은 앞서 기술하였다. 이 과정을 거치면서 두뇌와 신체의 원활하고 효과적인 조화를 학습하고 반복 실습하여 반사적으로 행동하게 훈련한다. 결론적으로 숙달된 전문소생술을 대상 환아에게 신속∙정확하게 시행하여야만 생명을 구할 수 있다.
소아전문소생술 제공자 교육과정의 장점, 단점 및 필수 보완 사항
소아전문소생술 제공자 교육과정의 발전을 위하여 관련 학회에 바란다
미국은 의사 면허를 취득하고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수련을 받으려면 반드시 소아전문소생술 제공자 교육을 이수하여야 한다. 이 정책은 우리가 본받아야 할 것으로 사료되며 짧은 시일 내에 현실화하여야 할 것이다. 내과는 전공의 수련 중에 필수 과정으로 전문 심장 소생술 제공자 과정을 벌써 오래 전에 채택하였고 국내의 거의 모든 대학병원에서 실시하고 있다. 소아청소년과도 전공의 1년차 시작 전에 소아전문소생술 제공자 교육을 하는 것이 효과적이고 첫 교육을 이수하고 자격증을 획득하고 2년 후 전공의 3년차 때 갱신(renewal) 교육을 받고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15]. 소아전문소생술 제공자 교육을 받은 사람은 언제 어디서나 위중한 소아청소년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 따라서 대한소아과학회는 소아전문소생술 제공자 교육이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되려고 하는 모든 전공의의 전공 필수 과정으로 제정하여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또한 응급의학과 전공의도 기본소생술 교육, 전문소아소생술 교육과 더불어 PALS 교육을 이수하면 소아청소년 연령의 환아가 응급실 내원 시 또는 병실에서 발생 시 신속하고 정확하게 소아전문소생술을 실시하여 생명을 구할 수 있다. 향후 소아응급 세부전문의가 배출되는 날까지 응급의학과 전공의도 소아전문소생술 제공자 교육이 필수 교육 과정으로 대한응급의학회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지원하기를 바란다.
소아전문소생술 제공자 교육과정의 발전을 위하여 정부 당국에게 바란다
현재 국내의 모든 소아청소년과 및 응급의학과 전공의와 전문의에게 소아전문소생술 제공자 교육은 필수가 아니라 선택이다. 미국의 경우 이 과정을 이수하지 않으면 소아청소년과 및 응급의학과 전문의를 획득할 수가 없다. 그 이유는 이 교육 과정이 그만큼 꼭 필요하고 중요하기 때문이다. 즉, 생명이 위급한 상황에 빠져 있는 소아청소년 연령의 환아를 살리는데 큰 힘이 되기 때문이다. 2010년부터 ‘소아전용응급실’을 전국 2개 병원에서 시범적으로 실시되었고 2011년에는 4개 병원을 추가 지정하고 2012년에도 4개 병원을 추가 지정하여 현재 총 10개 기관(서울대병원,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이대목동병원, 계명대 동산의료원, 가천의대 길병원, 울산대병원, 명지병원, 가톨릭의대 의정부성모병원, 차의대 분당병원, 순천향의대 천안병원)으로 확대되어 운영 중이다. 그러나 건물만 짓고 장비만 구입하면 ‘소아전용응급실’이 그냥 저절로 알아서 지역 주민에게 양질의 진료를 제공할 것으로 정부에서는 계획하였다. 그야말로 현장감이 없는 탁상공론에 따른 정책 결정과 시행이었다. 최근 일어난 ‘세월호’ 조난사고도 예견된 인재로서 평소의 꾸준한 정기적인 안전 교육과 실전 연습이 없었던 결과이다. 따라서 ‘소아전용응급실’이 효율적으로 운영이 되려면 그곳에서 근무할 소아청소년과 및 응급의학과 전공의와 전문의에게 소아전문소생술 제공자 교육은 필수 과정이 되어야 한다. ‘소아전용응급실’의 설립 취지는 촌각을 다투는 응급 상황(외상에 따른 과다 출혈이나 복합 두개골절 등)이나 응급 질환(심근염, 빈맥, 경련, 실신, 장중첩증 등)을 신속히 처리하여 생명을 구하기 위함이다. 그런데 만약 근무 중인 전공의나 전문의 및 간호사들이 소아전문소생술 제공자 교육을 받지 않았다면 신속하고 정확한 응급처치가 제 때에 이루어지지 않거나 지체되어 환아가 생명을 잃거나 심한 신경학적 후유증을 남길 가능성이 매우 높다. 물론 전공의 수련과정에서 심폐소생술을 배우지만 소아전문소생술 제공자 교육은 과학적이고 체계적이며 기존 교육과는 차원이 다른 새로운 교육의 전형(paradigm)이다. 또한 한 번의 교육으로 끝나지 않고 2년마다 재교육을 받아야 자격을 유지할 수 있다. 병원장이 소아전용응급실에 관심이 많은 기관에서는 1달에 1번씩(3차대학병원의 응급의학과는 보통 1주에 1번씩 소아전문소생팀별 연습을 실시하고 있다) 소아전문소생팀을 구성하여 의료진들(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전문의, 소아응급실간호사)이 팀워크를 다지는 연습을 실제 근무 환경에서 수행하고 있다. 향후 정부는 이 교육 과정을 ‘소아전용응급실’에 근무하는 모든 의료진들에게 반드시 이수하여야 할 필수 과정으로 지정하고 실전 연습을 할 수 있는 전용 연습실(simulation room)도 기관마다 마련하도록 지원하여야 할 것이다. 다시는 응급실을 전전하다가 사망하는 환아가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와 의료기관이 일심동체(一心同體)가 되어야 한다.
소아전문소생술 제공자 교육과정의 미래
현재 전 세계적으로 미국심장협회와 미국소아과학회에서 확립한 소아전문소생술 제공자 교육 과정을 통하여 교육을 하고 그들이 제정한 지침을 따르고 있다[16]. 그러나 궁극적으로 대한심폐소생협회에서 우리나라 실정에 맞게 실용화된 소아전문소생술 제공자 교육과정을 구축하여야 하고 한글로 서술한 지침서를 만들어야 하고 필기시험도 한글로 출제하도록 하여야 한다. 또한 정부의 관련 부처에서는 적극적으로 대한심폐소생협회와 대한소아과학회 및 대한소아응급의학회를 행정적, 사법적으로 지원하고 재정적인 도움도 준다면 언젠가는 전 세계적으로 표준이 되는 ‘소아전문소생술 제공자 교육과정’이 탄생될 것이다.
결 론
소아전문소생술 제공자 교육은 정부와 학회가 긴밀하게 협력하여 깊은 관심을 가지고 꾸준히 발전시켜 나가야 할 필수불가결한 의무이다. 왜냐하면 소아전문소생술 제공자 교육은 앞으로 우리나라의 미래를 선도할 소아청소년들의 생명이 다양한 이유로 인하여 풍전등화(風前燈火)의 상황에 처하였을 때 바람막이가 되어야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소아청소년들이 질병이나 사고를 당하여 생명이 위태로울 때 전국 각지에 위치한 소아전용응급실로 신속히 이송되어 정확하고 체계화된 소아전문소생술 제공자 교육을 이수한 소아응급전문의에게 양질의 응급처치를 받는다면 후유증이 없이 생명을 구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